12/08/2026
[입양소식 : 반야]
그 날 일주일 이상 영하 19도를 기록하면서 온세상이 다 얼어붙어서 겨울왕국이었는데… 우리 보호소 백희가 말기암을 견디던 시절이라 시간 맞춰 진통제를 주기 위해서 자정쯤 보호소에 가야 했었어요. 너무 추워서 보호소 인근 밭에 묶여 있던 반야(견주가 지어 준 이름)한테 갔다가 물이 없어서 다시 보호소 가서 물을 들고 가서 물을 주었어요. 물을 거의 1리터나 먹길래 얼른 동영상을 찍어서 견주에게 전달하고 물을 잘 주십사 부탁하다가… 그 날 반야가 저를 전혀 반기지 않는 게 걱정돼서 결국 저희 보호소에 데려다 놓고 집에 왔어요. 저희 보호소는 난방이 되니까요… 그리고 반야는 그 날부터 저희 식구가 되었어요.
사람들은 동물단체면 개를 선뜻 구조할 수 있는 줄 알지만, 동물구조란 온전히 “부양”의 문제에요. 귀여운 소형견이 아니고 성견 진도 혹은 진도믹스라면 입양가지 못할 가능성이 더 많으니까요. 그렇게 반야도 그 밭에서 2년 동안이나 지켜 보고 나서야 구조를 결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우리 식구가 된 지 2년 반이 지나고 지난 일요일 반야가 입양을 갔어요. 저는 개를 입양한 후 파양할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는 걸 잘 아는 사람이어서, 중간에 백업해 줄 현지 동물단체가 없으면 입양을 거의 보내지 않는데, 반야는 제 친구에게 입양 갔어요. 반야를 입양한 Sofia는 2009년 그녀가 페이스북에서 재한 외국인 모임(Animal Rescue Korea)을 만들어 활동하던 시절부터 알고 지낸 친구랍니다. 그 누구보다도 동물구조활동을 열심히 한 친구예요. 또, 이미 저희 단체로부터 큰 검정개 Max를 십여년 전에 입양했던 친구이구요. 저희 단체는 사실 해외입양을 2천 두 보냈는데, 그 첫 인연을 소피아가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항상 이게 사람들이 저희를 “동물계의 홀t”라고 손가락질 할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에서야 별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_-“)
재작년인가 어떤 웹투니스트 한 분이 작은 진돗개 한마리를 구조해서 한 해외입양단체를 통해 미국으로 보내면서 400-500만원을 썼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어떻게 그렇게 많이 쓸 수 있나 물었더니 주로 달마다 동물단체에 내는 “위탁비(평균 30만원)” 때문이더라구요. 그리고 그 위탁비는 대부분 운영자나 스텝의 개인통장으로 납부해야 하더라구요. 꾸준히 그런 제보를 받으면서 해외입양이 동물단체의…. 정확하게는 동물단체를 운영하는 자들의 수익사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반야를 해외로 보내면서 들어간 비용을 계산해 보면, 미국 관세사 수수료 218달러(Sofia가 현지에서 직접 지불), 한국에서 저희가 선납한 비행료 280,000원(에어프레미아), 애견택시비(전날 검역 포함 조금 많이 들어서 255,000원), 한국 검역비 10,000원(검역소) 이렇게 들어서 총 929,600원, 미화로 657달러입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이 금액은 입양자인 Sofia가 전부 지불하기 때문에 저희는 반야를 미국으로 보내면서 돈을 쓰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모이는 에너지는 한국의 불행한 개들을 위해서 쓰이면 좋을텐데, 누군가의 영리사업이 되어 버려서 한마리 구조하면서 400-500만원이 들어가는 세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한국은 수백만원 돈 대줄 사람을 찾은 개들만 살아나는 가혹한 나라가 되었네요. 그 수백만원이 수십마리를 살릴 수도 있었는데 달랑 한마리 살리는 세상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반야를 보내 놓고 2-3일 걱정이 가득한 밤들을 보냈는데, 오늘에서야 그 걱정에서 완전히 벗어나 홀연히 마음이 가볍습니다. 반야 이제 보호소 감금생활이 아닌, 아주 평범하고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여생을 보낼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기쁩니다.
이동봉사해 주신 백미혜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생명공감 #생공 #해외입양의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