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3/2026
다묘가정 물그릇, 화장실 +1 하지 마세요
다묘가정에 방광, 신장 문제가
왜 이렇게 많이 생길까요?
기본적으로 독립적인 영역생활을 하는 고양이에게
바깥세상보다 턱없이 부족한 실내 활동 영역에서 받는 스트레스,
거기에 다른 고양이들과 부딪혀야 하는 동선까지.
수의사분들이 가장 많이 추천해주시는
자원 분배의 기본이 ’고양이 수 +1‘이지만,
이것은 아무 문제가 없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이미 문제가 생기고 있거나, 생긴 경우,
또는 심각한 상황에서는
환경을 극단적으로 바꿔줘야 합니다.
고양이에게 물과 화장실은 수직공간만큼 중요합니다.
안 그래도 물을 잘 안 먹는 고양이가,
다른 고양이가 자주 다니는 동선에 있는 물을 먹을까요?
다른 고양이가 좋아하는 공간을 지나야 화장실에 갈 수 있는데,
화장실을 자주 갈까요?
저도 저희 다섯째가 방광염에 걸려 처음 입원시키고,
고통스러운 카테터를 꽂고 있는 모습을 보며 울었습니다.
미친 듯이 영상을 찾아봤고,
3개뿐이었던 물그릇을 그날 집에 있는 그릇을
전부 꺼내 15개로 늘려주었습니다.
처음으로 입원시키고 2박 3일을 떨어져 있으면서
큰 죄책감과 미안함에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우다다하면서 물그릇을 엎어도 괜찮았습니다.
신기하게, 그냥 왔다 갔다 하면서 물이 있으니까 먹더라구요.
화장실도 ’초대형‘으로 검색해서 아이들 수보다 많이 샀지만,
사람 눈에만 초대형이었습니다.
고양이에게는 꼬리가 닿고, 몸이 닿고, 얼굴이 닿아
몸을 웅크리고 긴장 상태에서 화장실을 쓰고 있었습니다.
사람용 이동식 욕조를 구매했더니,
맛동산과 감자는 풍년이었습니다.
고양이는 큰 문제가 생길 때까지
우리가 먼저 알아차릴 방법이 없습니다.
건강검진을 하더라도,
이렇게 서서히 쌓이는 것들은 잘 발견이 안 됩니다.
고양이가 고통스럽게 보낸 시간들,
그것을 바라보며 찢어지는 마음과 죄책감,
퇴원하며 받아 든 영수증을 보며 교차하는 감정들.
직접 겪고 나니, 상담 때 더 집요하게
아이들에 대해 물어보게 되었고
다묘가정은 공간을 최대로 활용하여
동선을 철저히 분리해주었습니다.
간혹 오해를 받는 경우도 있었지만,
부담스러우실 수 있는 저의 추천 견적을
이해해주시고 믿어주셨던 다묘가정,
그리고 노묘와 아픈 아이들에게 큰 효과가 있었다는
영상과 사진, 감사 인사를 받으며 확신했습니다.
고양이 수 +1은 아무 문제가 없을 때입니다.
이미 문제가 시작됐거나 진행 중이라면,
과감하게 환경을 바꿔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 차갑고 좁은 입원장에서
힘없이 간식 먹는 아이의 영상을 밤에 보며 우는 것보다,
15개의 물그릇을 매일 엎어 닦고,
무거운 화장실 모래를 갈며
끊어지는 허리를 잡고 우는 게
훨씬 행복합니다.
2014년부터 만나 온 많은 집사님들과
제가 겪은 시행착오들을,
앞으로 만나는 모든 고양이와
집사님들이 겪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것이 플레이캣의 목표입니다.